2014-05-02 [09:10:39] | 수정시간: 2014-05-06 [08:38:38] | 21면
▲ 부산 미타선원 앞에 참회와 애도의 메시지가 담긴 리본들이 빼곡히 붙어 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국민적인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은 불교계도 애도와 참회의 마음을 보태고 있다. 올해 각 사찰의 부처님 오신 날 행사가 어느 때보다 경건한 분위기 속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로하는 자리로 준비되고 있다.
금정총림 범어사는 지난달 29일 부처님 오신 날 봉축 점등식을 숙연한 분위기 속에 치렀다. 이날 연등 1만여 개가 점등돼 범어사 경내를 밝혔지만 점등식 내내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그 가족을 애도하는 분위기였다. 범어사는 또 희생자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고 시민과 불자가 조문할 수 있도록 경내 보제루에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를 마련했다. '망(亡) 세월호 참사 일체애혼 영가'란 위패와 국화 등으로 차려진 분향소는 부처님 오신 날 이후에도 계속 운영된다. 범어사 주지 수불 스님은 "지금 우리나라는 국가적인 재난을 당해 전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다"며 "최후의 일인까지 무사 생환할 수 있도록 가피를 베풀어 주시기를 우리 모두 불보살님 전에 간절하게 기원드리자"고 밝혔다.
참사 희생자,유가족 위로 자리
추모재 시기와 장소 검토 중
삼광사도 희생자의 극락왕생, 실종자 무사귀환, 유가족 안정 등을 기원하는 위패를 대웅전에 세웠다. 또 6일 오전 11시 여는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을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는 봉축 법회로 열기로 했다. 무원 주지 스님은 "삼광사 사부대중 모두가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한마음으로 기도하며 유가족들이 슬픔을 극복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되기를 부처님께 간절히 기원한다"는 애도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춥고 두려운 세상을 두고 따뜻하고 평화로운 세상 만나기를', '미안해요. 착한 어른이 못 되어서 미안해요' '기적처럼 태어났으니 기적처럼 돌아오라', …. 부산 용두산공원 입구에 자리한 미타선원에는 노란 리본이 하나둘 늘고 있다. 사찰 앞을 지나는 시민과 불자가 발걸음을 멈추고 애도와 참회, 그리고 희망의 리본을 매달고 있는 것.
홍법사 주지 심산 스님도 애도문을 발표, "이번 부처님 오신 날은 어느 때보다도 부처님의 가르침인 자비심을 실천하는 것이 가장 뜻 깊게 보내는 것"이라며 "우리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행하는 불자라면 이웃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나누는 불자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부산지역 불교계 모임인 부산시불교연합회(회장 수불 스님)는 대규모 희생자가 발생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적절한 시기에 추모재를 봉행하기로 하고, 시기와 장소를 놓고 검토에 들어갔다. 글·사진=김영한 기자 kim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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