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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 지내고 받은 시줏돈 보시하는 주지 스님 하루 쉬는 날 무료급식봉사에 바치는 신도들
[0호] 2015년 12월 03일 (목) 19:10:13 박부영 기자 chisan@ibulgyo.com


‘작지만 큰 절’ 혜일암과 주지 우신스님
결제대중, 달라이라마 티벳스님도 후원


급식 준비하는 주지 우신스님과 신도들

부산 지하철 1호선이 지나는 구서역 4번 출구로 나가면 매일 정오 어르신들 무료급식하는 불자들을 만난다. 월요일부터 일요일 까지 이 곳에서 무료 점심 봉사하는 단체는 모두 불교다. 그 중 혜일암은 화 수요일 이틀을 책임진다.


혜일암은 작고 보잘 것 없으며 이름도 없는 사찰이지만 주지스님과 신도들이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우주를 덮고도 남을 만큼 크고 넓다. 부산과 양산 접경지역인 노포시외버스터미널 근처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한 혜일암은 1989년 2층 양옥집을 사들여 사찰로 만들었다. 1층은 요사채 2층은 법당이다. 조금씩 손 본 것 말고 외형은 30여년 전 그대로다. “여기 불사 안 해도 주변에 좋은 절 많은데...”라며 창건 후 한 번도 불사를 하지 않은 우신스님은 천도재 지내고 기도해서 들어온 돈을 전부 어려운 사람들 돕고 수행하는 스님들 공양하는데 남김 없이 쓴다. 세수 60을 넘긴 주지 우신스님은 운문사 강원을 나와 선원을 다니다 혜일암을 창건하고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어떻게 갚을 까 고민하다 2002년 2월부터 어르신들 돕기에 나섰다.

지난 1일 화요일 부산에도 겨울 추위가 찾아들기 시작한 구서역 4번 출구에는 일찍부터 부산 각지에서 온 어르신들이 급식 시간을 기다리며 모여 있었다. 우신스님을 비롯 혜일암 자원봉사자 30여명은 음식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남성 불자들은 질서를 유지하고 음식을 날랐다. 지하철이 설 때 마다 한 무리의 어르신들이 길게 늘어선 줄 뒤를 이었다. 하루 600명, 많게는 700명이 찾는 구서역에는 멀리 기장 김해에서 온 노인들도 많다. 기다리는 동안 커피가 어르신들의 몸을 따뜻하게 녹였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백설기가 식욕을 더 돋게한다. 우신스님은 “부산에서 나 만큼 맛있게 하는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며 웃었다.

새벽부터 나온 신도들은 쪼그리고 앉아 미리 점심을 해결한다. 오후 2시가 되어야 끝나기 때문에 미리 배를 든든히 채우지 않으면 배식이 힘들어진다. 혜일암 급식봉사는 원칙이 있다. 첫째 상대방이 얻어먹는다는 느낌이 들게 해서는 안된다. 둘째 집 밥처럼 가장 맛있고 최고의 정성을 다해서 만들어야한다. 셋째 열 번 스무 번을 더 달라고 해도 줘야한다.

김승연신도회장은 “급식을 드시는 어르신들께서 편하고 따뜻하게 먹게 해주어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신다”며 “남을 배려하는 주지스님의 급식 철학이 어르신들에게도 전달 된 듯 하다”고 말했다. 우신스님은 “상대방이 움츠리거나 얻어먹는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도록 사람을 따뜻하고 친절하게 대하는 것이 수행”이라고 말했다.

혜일암스님과 신도들은 매주 화 수요일 급식 봉사 외에 다양한 후원을 펼친다. 결제 때는 백흥암 대성암 등 비구니 선원 3~4곳을 찾아 대중공양한다.

달라이라마 와

한국을 넘어 멀리 티벳 망명정부가 있는 다람살라의 달라이라마가 알 정도로 유명하다. 지난 10월29일부터 11월11일 까지 주지 우신스님과 신도 20여명은 다람살라 달라이라마와 린포체가 있는 따시종의 남걀사원에서 대중공양을 올렸다. 따시종에는 12년 동안 두문불출하며 경전을 공부하는 우리 나라로 치면 무문관(無門關)이 있다. 그곳 스님들에게 한국에서 준비해간 김으로 김밥을 싸서 올렸다. 낡고 성능이 형편없는 압력밥솥을 급히 구해 인도쌀로 1000개의 김밥을 말아 350명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렸다.

달라이라마와 함께 한 혜일암 스님과 신도들

따시종에서 김밥 만드는 신도들

우신스님은 “현장에서 당근과 계란을 부치고 만두 까지 빚어 번개 같이 올리니 다들 놀라더라”면서 “15년 넘게 무료 봉사로 단련된 신도들이라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웃었다.

티벳스님들에게 공양올린 김밥

따시종으로 가기 전 10월31일에는 미국행도 마다하고 법회를 중단했던 달라이라마를 친견했다. 우신스님은 “내가 해마다 다람살라와 따시종으로 성지순례를 가서 스님들에게 정기적으로 보시를 한다. 그 분들의 수행과 신심은 투철하지만 절 시설 등은 아주 열악해 많은 지원을 필요로 한다. 이런 꾸준한 지원과 보시 때문에 그곳에서는 혜일암이 아주 유명하다”고 말했다.

주지 우신스님

혜일암 급식이 남다른 것은 혜일암이 남을 도울 정도로 넉넉하거나 규모가 큰 사찰이 아니라는 점과 봉사하는 신도들 역시 하루 하루 먹고 살기 위해 분투하는 서민들이라는 사실이다. 김승연신도회장은 “혜일암의 급식 봉사를 보고 다들 놀란다. 많은 어르신들을 한 주도 빠지지 않고 보시하는 것에 굉장히 놀란다. 그런데 더 놀라는 것은 혜일암을 보고 나서다. 큰 절 인줄 알고 왔다가 암자보다 작은 규모를 보고 이렇게 작은 절에서 그토록 큰 일을 하느냐며 감동받고 간다”고 말했다.

우신스님은 “나는 우리 신도들이 고맙고 자랑스럽다. 다들 어렵게 열심히 사는 분들이다. 시장에서 콩나물 파는 분, 식당에서 그릇 씻는 분, 병원 경비하는 분도 있다. 부산의 미용실은 화요일이 휴일인데 그 날 쉬지 못하고 봉사하는 분도 있다. 시간과 돈이 남아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신도들이 몸소 보여주고 있다”며 고마워했다. 김승연회장은 “축 늘어져 있다가도 급식봉사만 하면 없던 힘도 펄펄 나고 매주 화요일은 남북이 상봉한 것처럼 서로 얼싸안고 반가워한다”고 말했다.

가장 놀라운 점은 이 모든 봉사 비용을 자체적으로 해결한다는 점이다. 스님은 “백흥암과 군위 법주사와 육문스님이 쌀 50포대를 지원해준다. 역을 지나가다 봉투에 2만원을 넣거나 쌀 2포를 주고 가는 분들도 있다. 후원회는 없고 앞으로도 만들 생각은 없다. 처음부터 순수하게 내가 기도해서 자력으로 봉사하겠다는 원력을 세웠으니 끝까지 우리 스스로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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